지난 여름에도 왔었지만..
뭐 사장님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그냥 잡어회나 한접시 먹고 가라며 돌돔을 썩썩 썰어 주셨다.
그때에도 시원한 막걸리와 시원한 김치에 돌돔을 맛나게 먹었는데..
언제쯤이나 이곳에서 방어를 먹어볼 수 있을까 기약없이 돌아섰는데..
이렇게나 빨리 오게 될 줄이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기쁘도다..
지난번의 방문에 실패한 이후다시 문 여는날 맞추어 식당을 찾았다.

일곱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는데 이미 식당은 꽉 차 있었고..
여름에는 있었는지도 몰랐던 안쪽의 홀과 방까지도 모두 꽉 차 있었다..
무슨 만선해서 돌아온 배가 생선을 풀어서 잔치가 난거 같은 분위기였다..

역시나 큰 도마위에서 생선을 회뜨고 있었다..
저게 방어인가보다.. 부위별로 담고 있다..
눈이 삐싱~!!!
게다가 이번엔 두분이서 회를 뜨고 큰 도마도 두개가 등장해 있었다..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바쁘게 회를 뜨고 있었고..
그 안에서는 이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작은 식당을 삼삼오오 채우고 있었고
식당 안팎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운좋게 자리가 빨리 나서 들어가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리가 나서 쉽게 앉을 수 있던 일행들은 거의 우리가 마지막이었던 듯..
그 다음은 한참이나 기다려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

무슨 생선이 있는지 뭐가 맛있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우린 "방어" 를 먹으러 왔다!!!!
여기저기서 술달라 회 한접시 내와라.. 김치 달라 찌개 달라 난리도 아니었다..
분위기는 역시나 왁자지껄하니 얼큰한 분위기..
물론 도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지만.. 워낙에 유명한 터라.. 타지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생굴회도 개시..
방어 뼈구이 또는 튀김.. 그리고 방어살 튀김도 정말 별미라던데..
방어 한 도마는 방어 한 접시보다 약간 작은 단위..
아까 보니깐 한접시가 그리 커 보이지는 않았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본 찬이 차려졌다..
이 시원하다 못해 차디찬 김치..이 보기만 해도 달큰하고 시원한 김치를 한젓갈 크게 떠서 우선 입에 넣으면
그 안에서 아삭아삭 씹히면.. 이 맛은 막걸리를 부르는 맛이다..
원래 막걸리는 김치랑 먹어야 그 맛이 제대로 인거 아니겠는가.. ㅎㅎ
그리고 이거 한 젓갈 떠 먹으면 완전 애피타이저이다..
식욕이 확 땡겨진달까?

으아.. 막장과 탱글탱글한 고추와 마늘..
역시 회에는 고추와 마늘이 잘 맞는다.. 물론.. 콧구멍 뻥 뚫리는 가운에 단맛까지 나는 와사비와 먹어도
정말 좋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막걸리와 먹기에는 마늘고추와 막장이 제격이다..
그리고 여름과 달라진 것이 바로 저 참기름장..
드디어.. 우린 방어를 먹으러 온거야 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
기름장이 나왔다구..
간장과 초고추장은 잊어 버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생 굴회 하나 시켰다..
역시 애피타이저 용으로..
생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애피타이저로는 딱인거 같다..
저거.. 정말 차고 신선한 굴이다..
아주 굴떡굴떡 넘어간다..
요새.. 굴은.. 초고추장보다.. 기름장에 찍어먹는게 훨씬 맛나다는 걸 알아버렸다.
다들 한번씩 시도해 보시라..
기름장에 찍어먹어도 정말 맛있다.. 고소하고.. 초고추장에 맛이 가리지도 않는다..
뭐.. 그냥 그런 굴이라면.. 초고추장 찍어 먹겠지만.. 이렇게 신선한 굴은.. 기름장 찍어 먹는게 제대로다..
그래.. 이쯤에서..

지난번에도 유자막걸리를 시키려다가 없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도 없다고 해서..
그냥 제주 막걸리.. 이것도 시원~ 하게..
난 개인적으로 차가운 막걸리가 좋다.. 원래 막걸리 차게 마시는거 아닌거 알지만..
난 차가운게 좋다..
아으.. 이걸 뱅뱅 돌려서.. 탁 열어서는.. 꼴꼴꼴.. 따라서..

이 뽀얀 모습..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긴 하지만.. ㅜㅠ
제주막걸리라고 뭐 특별난 맛이 있는건 아니지만.. 제주에 와서.. 마라도 겨울 방어와 제주 막걸리라니..
이것 또한 로망 아니겠는가..
여기에 취향에 따라 사이다 조금씩 타서 마셔도.. 달큰하니 좋다..
제주막걸리는 왠지 텁텁한 맛은 좀 덜하지만.. 그래도 사이다 타서 좀 묽히니 더 달고
묽고 시원한 것이 더 술술 넘어갔다..
거기에..

굴 하나 기름장에 쿡 찍어서 먹으면 굴향기와 고소 짭쪼름한 것이..
거기에 저 김치 한젓갈 크게 떠서 같이 먹으면.. 마치 굴 겉절이를 먹는것 처럼 시원한 맛이다..
이런 맛의 조합이라니..
네사람이 와서 먹으니 저 굴 한접시와 막걸리 한병이 그냥 5분만에 동났다..

드디어 나왔다.. 방어...
우와.. 크다..
접시 크기 자체가 엄청 크거나 양이 엄청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렇게 방어가 부위별로 나올 수 있는 거 자체가 대방어라는 소리이다..
방어가 사실 그렇게 비싼 생선은 아닌데.. 질좋은 제철 방어.. 그것도 이렇게 부위별로 먹을 수 있는
큰 대방어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몇개월을 기다려 온 보람이 있구나..
일곱시 반경이었는데 거의 30분을 기다려서야 방어 한 접시가 나왔다..
그나마도 우린 방어를 먹을 수 있던게 다행이었다..
우리 옆 테이블은 일곱시 반 조금 넘어서 왔는데 이미 방어가 동났더랜다..
이때 이미 대방어 두마리와 히라스 한 마리가 나갔댄다..
정말.. 장난 아니었음..

오른편에 있는게 아가미살.. 그리고 아래쪽의 큰 것이 뱃살..
이건 완전 참치 수준이자나..
그리고 가운데 부분에 있는게 등부분.. 이쪽은 얇게 썰어나온게 아니라..
네모나게 잘려나왔다..
방어 손질하고 썰어 나오는 실력도 정말 수준급인 듯...
살이 많으니 네모난 조각도 나오고 하지.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게 꼬리쪽의 뱃살이라고

왼쪽편에 마치 소고기처럼 보이는 조각부터가 꼬리쪽이라고 한다..
아.. 정말 맛나게 생겼구나.. 지금 봐도 침이 넘어간다..
맛은.. 담백하고 신선했다.. 참치의 뱃살처럼 혀에서 녹을만큼의 기름은 없었지만..
그래도 마치 소고기 육회를 먹는 듯하게 고기를 씹는 느낌이 났다..
여기에 기름장을 찍어서 먹으면 정말 맛이 괜찮다..
나는 등부분의 살이 조금 더 고소한 것이 맘에 들었다..
꼬리 부분의 살은 지방은 별로 없었지만.. 부드러운 것이 좋았다..
다른쪽의 테이블은 김까지 싸오는 치밀함을 보였다..
나도 다음에 또 가게 되면 김 싸가야지. ㅋㅋㅋ

이때쯤 방어 한마리 더 잡는 다는 소리가 들려서 좀만 더 먹고 가서 해체하는거 구경해야지 하면서
뛰어 나갔으나.. 워낙 바쁘고 많이 나가서 그런지 이미 다 잡고 부위별로 나눠서
회 뜨고 있었다.. 이거.. 한 오분정도밖에 안 지난거 같은데..
장사가 정말 잘 되긴 하나보다..
참.. 아까 가격표 있었지만..
역시.. 이정도의 품질에 이정도 양 먹는데 한접시 3만원이면 정말 싼거 아닌가??
낚시 가서 직접 잡아서 먹지 못할 바에야.. 이정도라면 난 정말 대 만족이다..
이젠.. 그냥 흔한 횟집은 돈아깝기도 하고.. 잘 믿지도 못하겠고..
이런 집 다른데 어디 또 없나??

너무 맛이 좋아서.. 아무래도 좀 부족한데 방어 한 도마 시키려고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예 없단다..
심지어는 방어 뼈 구이나 튀김도 없더랜다..
그래서 잡어 회를 시켰는데.. 황돔과 벵에돔이란다.. 이정도면 잡어인가???
이것도 정말 훌륭한 맛이었는데 말야..
이런거 그냥 바닷가 횟집가면 이런거에 스끼다시 나오고 칠팔만원씩 받는거 아닌가??
여기 나중에 또 와봐야겠다..
방어는 11월 12월이 제철이라 사실 조금 철이 지나긴 했지만서도..
더 늦기 전에 꼭 가봐야겠다..

요렇게 끝까지 신선할 수가.. ㅎㅎㅎ
이런 맛이 생선맛이었구나..
귤도 제주도에 와서 매일 먹던 귤인데 이렇게 맛있는 귤이 있는가 싶었는데..
생선회도 이렇다.. 생선회 먹고싶다 먹고싶다 했었기는 하지만..
이런 생선회가 있었을 줄이야..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머리탕..
이날 대방어였던 데다가.. 워낙 사람들이 많이 왔으니..
머리 하나가 온전하게 들어갔을리가 없다..
비록 머리가 다 들어있진 않아서... 고기는 많지 않았지만..
그 시원한 김치를 넣고 같이 끓은 김치 머리탕은 시원하고 칼칼하기 그지 없었다..
여기에 밥한공기도 역시 뚝딱..
아..
이집.. 정말 강추..
하지만.. 아무때나 온다고 다 먹을 수 있는것 아니다..
그 점이 더욱 매력인 집..
대단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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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입니다. ㅎㅎㅎ
이중에 A이죠..


덧글
이 집 정말 좋았습니다.
방어가 너무 맛있어서, 돌아오는 길엔 시장에서 방어회 뜨고 머리까지 알뜰히 가져와 매운탕 끓여먹었답니당.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죠 정말 멋진 곳입니다.
푸짐하게 쌓인 저 반지르르 한 자태가.......
제주도는 쉽사리 못가는데 그게 더 테러가 됩니다 ㅠㅠ
저거 생각보다 많더랍니다.
횟집에서 밑에 뭐 깔고 나오는거 이런거 없습니다.
정말 선장님이 배에서 잡아다가 회 떠서 내주는 수준..
여긴 그날그날 잡아온거 아니면 그냥 문 닫는 쿨한 가게
어딘지 감이 안잡혀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