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떡볶이 제왕 - 제원분식 제주에서


얼마전에 뜬금 없이 홍대의 박군네 떡뽁이 집얘기를 한 것은

지난번에도 갔었던 제원분식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

뭔가 비교체험이 되는 듯해서..

얼마 전에는 한겨레 신문에서 전국 떡볶이 명가 기사가 난 것을 보았는데..

제주시에 있는 제원분식은 나오지 않아서 뭔가 서운하면서도.. 나만의 맛집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묘하게 기분이 좋기도 했는데..

처음 제원분식에서 떡볶이 먹었을 때는 정말 감동이었고..

적당히 맵고 적당히 달큰한 맛에 너무 걸쭉하지 않은 소스에 적당히 따뜻하게 계속 끓여져 나오는 떡볶이.

사실 오자마자 생각난 집 중 하나라서 낮에 올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제주 온지 며칠 안되서 제깍 먹으러 왔다..




전에도 얘기 했지만.. 이 집은 한 네시만 되면 문 닫는다..

아침에 6시쯤에 일찍 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섯시부터 김밥을 말아 판다..

언젠가 꼭 한번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김밥과 튀김을 시도해 보아야 겠어..

일하러는 일찍 못 와도 ㅋㅋ 이거 먹으러는 한번 일찍 일어나야겠음.. ㅎㅎ

암튼 또 왔다..

떡볶이 맛이 잊혀지지가 않았음..




다시봐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메뉴판..

이게.. 처음 딱 봐도 마음이 차분해 지는 메뉴판과 가격이지만..

배부르게 먹고 나오면서 계산할 때 또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이..



여기는 주방이 여느 길거리 떡볶이 와는 다르게 완전한 주방이 갖춰져 있고..

그냥 보기에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왠지 더 믿음이 간다.

떡볶이는 길거리 음식이니깐 그냥 먼지 뒤집어 쓰고 먹는 다는 생각도 있지만..

여긴 요즘의 프랜차이즈 떡볶이 집처럼.. 주방이 잘 정돈되고 깨끗하다..

그리고 떡볶이를 두 솥에다가 계속 끓이고 있다..

계속 재탕하면서 늘리고 불리고 섞는게 아니고.. 하나 하나 번갈아가면서 떡볶이를 끓여낸다..

여긴 철판에 떡볶이 졸이는게 아니고 솥에다가 끓이는 느낌이다.

김이 모락모락~ 그리고 옆에 지나가면 매콤달콤한 떡볶이 냄새와 튀김냄새가~ 솔솔~

할머니가 정말 바쁘게 요리를 하고 있다.. 말도 못 붙인다.. 너무 바뻐서 주문하기도 쉽지 않다..




드디어 나왔다..

여긴 접시에 담겨 나오는게 아니라.. 그릇에 담겨 나온다.. 국물이 흥건하니..

떠먹을 수 있을만큼 푸짐하고 묽고 맛이 너무 맵거나 짜지 않다..

그릇 넘어 국물이 넘치는 것이 너저분해 보이거나 그러지 않고 오히려

훨씬 맛나게 보이는 이 마력은 무엇인가..

정말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보기만해도 침이 꼴깍..

글을 쓰면서도 괴롭구나야..




그리고 오뎅..

오뎅이 네개 천원인다. 서울의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듯..

이거.. 국물도 너무 진하지 않아서 조미료 맛도 덜 나고 너무 푹 익어서 오뎅이 물컹하지도 않다..

이것은 다 장사가 잘 된다는 증거.. 떡볶이집 가서 오뎅시켜 먹을때 너무 푹 익거나 너무 덜 익은거 먹으면

입맛 확 상하지 않나? 여긴 정말 그런거 없다..

그냥 흔한 오뎅 떡볶이 튀김이지만.. 맛은 제대로 잘 낸다..

그리고 제대로 잘 요리하는 기본이 잘 갖춰진 곳이다..

이런건 정말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과 고집이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대충해서 팔아" 이런것을 용납하지 않는 그런 마음이 있어야 이런 맛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튀김도 정말 대박..

김말이도 정말 맛있고..

제주도 고구마가 은근 유명한데 고구마 튀김이 정말 단단하고 실하고 쫀득한 것이 맛있다..

김말이도 크기가 정말 큰데.. 너무 면이 딱딱하거나 오래된 맛 전혀 안나고 따뜻한 김이 나는 신선한 튀김

이날도 어김없이 오징어 튀김은 이미 바닥난 상태..

듣자니 오후에 오징어 튀김을 한번 더 한다던데..

그 자리에서 튀긴 오징어튀김 먹어봤으면 좋겠다..




이렇게 차려 놓고 보니 뭔가 천군만마 같구나..

카메라에 온갖 렌즈를 다 갖춘 다 가지고 있는 부자된 느낌이랄까? ㅋㅋㅋ

역시 음식은 조합이 맞는 콤비를 같이 먹을때 대박인듯..

여긴 그러고 보니 그 흔한 단무지 하나 안 준다..

단무지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도 않을 정도로 맛있따..

김밥도 삼색김밥. 김, 밥, 햄, 단무지, 계란, 맛살, 오이가 전부..

하지만 아침부터 부지런히 말아낸 김밥이라 재료가 신선하고 맛있다..




요새는 이렇게 먹는데 별로 없지 않나?

예전에는 길거리 떡볶이 집에서 이렇게 담아 놓고 이사람저사람 오뎅을 푹푹 찍어먹었는데..

여긴 그래도 여기에 찍어먹는 시스템은 아니다..

꼭 간장 덜어낼 수 있는 그릇을 같이 준다..

간장 그릇까지 주는데.. 저기다 오뎅 푹푹 담가 먹진 않겠지??

그런데 사실 간장이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뭐든지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게된다..



이 탱글탱글한 떡볶이..

너무 질기지도 않고 너무 무르지도 않은 것이 적당히 쫀득하다.. 그리고 같이 끓여서 맛이 잘 배어 있다..

우리나라 음식은 참 신기한 것이 어떻게 이렇게 다 섞어 먹어도 맛이 좋은지 모르겠다..

특히 김치와 라면과 떡볶이는 정말 신기한 음식인 듯..

활용도가 정말 무한대..

뭐 다 찍어 먹어도 다 맛있다. 다 같이 먹어도 다 맛있다.. 오죽 라볶이라는 음식까지 나왔을까..

그냥 이렇게 떡볶이만 먹어도 맛있다..

난 사실 떡볶이 시키면 떡 보다는 다른걸 더 많이 먹는데 제원분식 떡볶이는 떡까지 다 먹는다..




오뎅.. 따뜻한 오뎅.. 국물로 먼저 애피타이저 삼아 홀짝홀짝 떠 먹다가 떡볶이 달리며

중간에 잠깐 쉬면서 오뎅 한 꼬치 우물우물 먹으면 매운 맛이 잠깐 가신다..

그런데.. 그러기도 전에 오뎅을 다시 떡볶이 소스에 찍는다..

무서운 소스다..

다 잡아 당긴다. 오뎅이고 튀김이고, 김밥이고..

오뎅도 맛이 괜찮다. 이거저거 메뉴가 많지 않은 대신..

군더더기가 없다. 뭘 시켜도 다 맛있다. 그리고 모두 다 시켜놓고 먹으면 더 맛있어진다.

1+1 = 3이 되는 synergistic effect 가 대박


김밥도 떡볶이 소스에 퐁~

그럼 밍숭밍숭한 삼색김밥이 떡볶이 소스 맛에 어울려 정말 맛있다..

이렇게 한바탕 먹으려니 든든하다..

그리고 떡볶이 소스만 그냥 숟가락으로 떠 먹어도 될만큼 맛이 부드럽다.

마성의 떡볶이다. 악마의 떡볶이랄까?

그래서 굴복당했다


그런데 왜 더 시킨건 떡볶이가 아니고 튀김이냐고???

떡볶이 소스에 찍어먹는 튀김맛이 정말 좋거덩..

예전에 동대문 옆의 떡볶이와 튀김집이 정말 맛있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도 괜찮았지만.. 여긴 서울의 다른 떡볶이 집들과 달리

멋부리는 거나 맛내기 위해서 이것 저것 신경 많이 쓰는 그런 곳이 아니고..

오직 오래된 손끝에서 나는 정성과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정직하고 단순 소박한 맛이랄까??

그래서 박군네 떡볶이와는 정말 많은 차이가 나는 그런 곳이란 말이다..

제주시만 하더라도 큰 도시이기는 하지만..  이 작은 지방의 도시에서

오랫동안 주변의 학생들과 직장인들 아침과 점심을 책임져 온 이 곳의 떡볶이와 김밥, 튀김, 오뎅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떡볶이 명가이다.. 난 인정한다. ㅋ

또가고 싶어지네.. ㅎㅎㅎ




김밥이 천원..

개점 20주년 기념이라니..

축하합니다. ㅎㅎㅎ

해마다 숫자를 바꿔가며 한해한해 변함없이 맛나는 떡볶이와 튀김,김밥,오뎅 많이많이 해 주시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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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구라펭귄 2012/01/25 22:56 #

    으악 ;ㅅ;
    당했다! 아무 생각없이 눌러버리고 말았다! ;ㅅ;

    지...지도 스샷좀 부탁드려요 ㅠㅠ
  • skywalker 2012/01/26 13:06 #

    여기 마라도 횟집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이에요
  • kamu 2012/01/25 23:55 #

    와.... ㅠㅠ 제주도 가면 꼭 갈꺼에요..
  • skywalker 2012/01/26 13:06 #

    근데 제주도까지 와서 분식집 가긴 아깝지 않나요? ㅋ
    저라면 밥먹고 또 먹으러 갈꺼긴 하지만
  • kamu 2012/01/26 23:56 #

    이거 간식이자나요 ㅋㅋㅋㅋ
  • skywalker 2012/01/27 14:19 #

    간식은 여러번 먹을 수 있어요 ㅋㅋㅋ
  • 나의르미 2012/01/27 09:48 #

    잘 봤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가끔 가던 곳이라 반갑네요.
    제주도 가면 동문시장 떡뽁기도 드셔보세요. ^^
  • skywalker 2012/01/27 14:20 #

    토욜날 짬내어 동문시장에 가볼 예정이어요 ㅋㅋ
  • 소이 2012/01/27 11:44 #

    신제주 제원
    시청 짱구
    동문 사랑분식
    으히마ㅣㅎㅁㄴ어 ㅣ허ㅣ;ㅁㄴ어히
  • skywalker 2012/01/27 14:20 #

    짱구는 가볼 수 있으련가 모르겟네요 ㅋㅋ
  • 오엠지 2012/01/27 13:19 #

    이....먹고싶다
  • skywalker 2012/01/27 14:20 #

    저두요 ㅜㅠ
  • 기사 2012/02/11 17:01 #

    제주도 ㅜㅜ

    서울에 사는 사람은 그저 입맛만 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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