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돼지고기 시리즈, 제주 돼지에 전라도 반찬과 청국장 - 연정식당 제주에서


마지막 주의 회식이었다..

제주도에 오면 아무래도 회식을 좀 더 자주하게 되는 편이다..

이번에 구성원에 따라서도 그랬었고..

아무래도 먹을 것도 많고 회식할만한 곳도 더 많으니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이번에는 제주 그랜드 호텔 뒷편의 연정식당을 찾아갔다..

이름도 왠지 정감가는 이름이다.. 연정식당..

그리고 우리 대장님(?) 이름과 같기도 하다 ㅋㅋ

이곳 역시 관광객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 중 하나이다.. 

그때는 아직 퇴근하고 가도 날이 밝을 때였다..

하지만 조금씩 바람이 선선해 지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가게의 외관에서 이미 "청국장" 이라고 떡하니.. ㅎㅎ

돼지고기와 청국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생각했다..

된장찌개보다 훨씬 본격적이다..

그 전주에 인턴들이 여길 갔다 왔다며 자랑을 했다..

그래서 마지막 회식 장소로 여길 정한 것..

회식이라기 보다는 그냥 같이 모여 한잔.. ㅎ






들어와 보니.. 가게 안은 왠지 정감가는 분위기..

하지만 불판은 가스 불판이었고..

그래서인지 연기가 자욱할 정도는 아니었다..

제주도에서는 굳이 숯불이 아니라고 먼저 실망할 필요는 없다..

처음 와 본 것이지만.. 여러번 왔었던 듯한 분위기이다..

그리고 일하시는 분들도 활기차고 친절하고 붙임성있게 잘 해 주셔서 좋았다..

심지어 젊은 학생으로 보이는 듯한 분도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부터 하며 맏이하여 주셨다..








가격도 이정도면 아주 비싼 편은 아닌 듯..

아무래도 석쇠에 숯불은 아니라서 가격대가 15000원 이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뭐 우리야 처음온 것이지만..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일하고 와서 고기 구워먹는 약간은 뒷골목의 식당이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고 관광객들 많이 오는 그런 식당은 아니다..

이제 점점 관광객들 많이 오고 기다리는 식당은 점점 가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젊은 청년이 와서 반찬을 올려주며

"병원에서 오셨죠?? 이번에 바뀌시나봐요?? 며칠전에도 다른 분들 왔었어요" 란다..

거리가 좀 떨어져 있는데도 훤히 사정을 알고 계신다..

그 주 즈음하여 몇 무리가 와서 그런가보다 했더랜다..

그렇게 아는척 해 주시며 뭐뭐 드시라고 권해주고 술도 권하고..

처음 오는 가게인데도 단골처럼 대해주는 분위기가 너무 고마웠다..







불판은 그냥 가스불판이었다..

이건 좀 돼지고기의 맛이 제대로 안나면 어떡하나 하는 그런 걱정이 좀 들었지만..

워낙 일하시는 분들이 밝고 활기차서.. 뭐랄까.. 좀 걱정이 덜 되었고..

다른 손님들에게 하시는 것 보니..

"누구는 왜 안오셨어~?" "잘 지내시죠??"

"그때 모임 있을때 다시 오셔요~"

이런 대화들이었다..

이런 술팔고 고기파는 식당에서 이런 대화가 나오기 힘들지 않나??

그날만 유독 그랬었는지 아니면 전반적인 식당의 분위기가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단골들도 많고 손님들도 자주 들르는 그런 곳인 듯 해서..

뭔가 믿음이 갔다..





반찬들이 나왔는데..

이 집도 이전에 갔던 청오 돼지들의 세상에서도 집에서 한 것 같은 반찬들이 나왔었는데..

이집도 마찬가지다..

어.. 그런데 반찬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파무침이야 그렇다 친다 하더라도.. 고추장아찌도 그렇고..  꺳잎 장아찌라던지..

다른 반찬들 무친 솜씨가 예사가 아니다..





이것도 정말 맛있었다.. 살짝 된장 박이 냄새가 나면서, 거기에 들기름과 통깨를 무친

시래기 나물 무침인 듯 싶었는데 이게 시래기 맞나요??

이것도 들기름 고소한 맛과 살짝 짭짤하고 부드럽게 쌉싸름한 맛이 아주 맛있었다..

저 뒤에도 무슨 나물을 간장에 장아찌 한 것인데..

어.. 이거.. 정말 반찬들이 하나하나 그냥 나오는 반찬이 없었다..

얘네들만 있어도 공기밥 한그릇 뚝딱할 기세다..







그러는 와중에 고기가 나왔다..

주인 아주머니가 고기를 올려 주셨다..

아.. 이거 김치도 맛있었다..

처음에 시킨 것은 오겹살하고 가브리살..

저 사장님 이름이 "연정" 이실라나??

목소리도 크시고 걸걸한게 아주 시원시원한 사장님이셨다..

고기를 척척 올리고 가시면서 맛나게 드시고 가라며..

"술은 뭐? 쏘맥 하실꺼??"

라며 "여기 쏘맥" 시원하게 시켜 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쏘맥 제조.. ㅎㅎㅎ

엄청나게 부어라 마셔라는 아니었다..

워낙에 고기도 배부르게 먹었던 터라.. 술마실 배가 없을 정도였다..

술을 그렇게 즐겨라 하는 편은 아니지만.. 돼지고기에는 왠지 쏘맥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ㅎ

이렇게 한잔씩 제조해서 고기가 다 익기 전에 반찬과 함께 한잔 뚝딱 하고..






자 이제 고기가 익기를 기다린다..

지난번에 청오에서 먹은 가브리살과 썰은 방향이 달랐다..

이건 가로로 긴 방향으로 포를 뜨듯이 넓게 썰어져 나왔다..

그래서 그런지 모양새가 딱 잘 잡히지는 않았지만

그 빨간 가브리살이 더 넓고 두드러져 보이고 씹는 맛은 더 났던 것 같다..








아-

이게 마성의 깻잎 장아찌다..

이걸 몇번을 더 시켜나 먹었나 모른다..

야채 쌈이 절대 필요 없다..

고기를 찍어 먹을 소금이나 양념장도 필요 없다..

이런 반찬들하고 그냥 돼지고기만 불판에서 턱하니 집어다가 싸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아- 이런 곳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ㅎㅎ 안타까울 뿐이었다..






역시 젓갈에 이렇게 고추를 썰어 넣어야 제맛이지!!

젓갈 없이 먹으면 좀 밍숭하단 말이지..

그 쿰쿰한 맛이 고소한 돼지고기와 어울리는 맛이 있어야 먹은 기분이 난다..

그리고 마늘 고추의 매운 맛이 젓갈과 함께 보글보글 끓으면서

젓갈에 배어 들어갔을 때 고기를 찍어 먹는 그 맛이 있어야

고기먹는 맛이 나지.. ㅎㅎ






자-

오겹살과 가브리살이 익어가고 있다..

불판이 이래도.. 이렇게 오래된 식당에서 계속 이 불판을 쓰는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

걱정했던 것과 달리 고기가 노릇노릇 잘 익어갔다..

오겹살.. 전에도 계속 얘기했지만.. 흑돼지인지 백돼지 인지.. 사실 안 중요하다..

고기가 맛있으면 되는 거다..

제주도 고기가 아닌 고기를 파는 곳은 뭐 상상할 수도 없고.. 만약에 적발되면

거의 문 닫아야 할 지경이다..






시원시원한 사장님..

알고보니 제주 토박이 분은 아니시란다..

30년전에 제주도로 내려와서 식당을 시작해서 아직까지 문을 닫지 못해

계속하고 계신단다..

인터넷에 올려도 되냐니깐 블로그에 올릴꺼냐고 물으신다.. ㅎㅎ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상관 없다고 그러시네..

우리 후배는 자신의 얼굴 허락을 안해줘서 ㅋㅋ

원래 전라도 분이시랜다..

그래서 반찬 실력이 이렇게 좋으셨구나..

그 진하고 짭짤한 그 반찬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단 말이지..

시원시원하고 붙임성 있게 잘 대해 주셨지만.. 제주와 전라도의 억척스러움이

함께 묻어나는 사장님.. 장사도 힘들다며 닫지 못해 여태껏 하고 있다고 껄껄 웃으면서

이야기 하시지만.. 정말 사는게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고기 굽는 것도 "이리내!" 라며 기운 없이 굽는다고 타박하시며 가져가신 거다..

그러더니만 저렇게 휘적휘적 척척 구워 주셨다..

정말 다른데서 맞닥뜨리면 무서울 정도의 억척스러움..

그래도.. 그게 우리나라의 아줌마들 .. 그중에서도 제주의 아줌마들 아니겠는가..






그렇게 고기가 익었다...

자.. 이제 폭풍과 같이 식사!!!

정말 맛있다...

그냥 가스불에 석쇠도 아닌 불판에 구운 것인데..

겉이 꼬들꼬들하고 노릇노릇 바삭하게 익었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반찬들이 너무 맛나서.. 사실.. 고기가 이렇게 많았던 순간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워낙 순식간에 다 해치워 먹어서.. 잘 기억도 안 난다.

고기가 불판에 있었던 것은 순간일 뿐..





으아 -

이 파김치도.. 정말.. 대박이다..

돼지고기에 파김치.. 정말 .. 상상만해도.. 환상적인 조합이다..

이러니.. 돼지고기를 뭐 어디에 찍어먹을 새가 있겠는가..

술 한모금 마시고.. 고기 한점 집어서 반찬 한개씩만 집어 먹어도

맛있는 반찬이 많아서 뭐 한참 걸린다..





음.. 목살도 더 시켰다..

이집은.. 고기가 그렇게 맛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먹어보면.. 그런게 아니라는거..

저 왕소금도 솔솔 뿌려주는데.. 그 시각적인 효과가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오겹살 껍데기 익은거 봐라 저거..

꼬득! 하면서 쫄깃하게 씹히는 그맛은.. 정말 일품이다 일품..

이곳은 정말 신기하게도.. 보기보다 맛있다..

기분탓이려나??





특이하지??

이게.. 마지막에 다른거 뭘 먹을까 고민했더니..

삼겹살 드시랜다.. 삼겹살이 맛있단다..

그런데? 이거 냉동된 건가??

아니면 동그랗게 뭉쳐서 냉동이나 최소한 냉장보관 하던 고기인거 같은데..

신기하다.. 이렇게 동그랗게 나오는 집은 또 처음봤다..

그래서 냉동고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는데..

아.. 이게.. 또.. 뒷통수 치는 맛이다..






생긴거부터가 특이하게 생겨서..

그리고 이전에 먹었던 고기맛의 수준이 있는 터라..

막연하게 맛있을거라 기대를 하긴 했지만..

삼겹살.. 제주도의 돼지고기 치고는 얇은 편인데.. 이거 .. 맛있다..

그 딱 상상하는 삼겹살 맛인데.. 어떻게 보면 제주도만의 그런 맛은 아닐 수도 있지만..

흠잡을데 없는 그런 삼겹살이다.. 특이한 비주얼은 보너스..

제주도의 삼겹살 답지 않게 넓게 구워준다..

대개 제주도의 삼겹살은 두껍고 세로방향으로 잘게 써는데..

약간은 육지 삼겹살 스럽게 잘라 준다..





이렇게 조금은 얇은 삼겹살을 파절이와 함께 싸서 깻잎에 싸 먹으라고

알려주신다..

아아-

그냥 굴복해 버렸다..

맛있다..

술과 고기를 좋은 사람들과 이런 분위기의 식당에서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끔씩 이렇게 외지에 오래 머물면서 관광이 아닌 어느정도 그곳에서의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는 정말 소중한 기회인 것 같다..







아-

잊고 있었다..

여기.. 청국장이랑 같이 나온다고 했지??

불판위에 커다란 냄비에 청국장이 "척" 하니 올라갔다..

청국장 솜씨도 정말 일품이다..

커다란 콩이 우수수 들어가 있는 진한 청국장이다..

거기에 커다란 두부가 듬뿍 들어간 "사직 분식" 스타일의 청국장이다..

하지만 이제 사직분식의 청국장은 더이상 청국장 뜨는 냄새가 나지 않는 그런 청국장이지만..

이곳의 청국장은 아직도 청국장 뜬 그 꼬리꼬리한 냄새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그런 구수한 청국장이다..

커다란 냄비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비주얼도 대단하다..

이 집은 맛있는 조건은 다 갖춘듯하다..







두부가 어찌나 듬뿍 들어가 있고..

청국장 콩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고기와 술로 엄청나게 배를 채웠는데도..

이 뜨끈한 국물에 아까 그 반찬들하고 김치랑 같이 밥에 얹어 먹으면..

상상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이 집은 이래서인지... 젊은 사람이나 나이드신 분들이나 모두 인기 있는 집이고..

젊은 사람들은 육지로 나갔다 와도 이 집의 고기와 청국장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생기지 않았나? 저 진한 국물하며.. 고추가 들어 있어 칼칼한 맛과

돼지고기 고소함이 모두 살아 있는 진한 청국장이다..








뭐 더 이상 할말 없음..

밥에 얹어서 꺳잎에 싸 먹던지 나물까지 같이 비벼서 김치랑 먹든지..

돼지고기 남은거랑해서 먹던지..

두말할 필요 없음..

다음에 꼭 한번 다시 또 가고 싶은 그런 집..

그리고 좋은 사람들하고 꼭 같이 가고 싶은 그런 집..









덧글

  • 여행유전자 2012/11/12 22:47 #

    아- 이런 곳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ㅎㅎ 안타까울 뿐이었다..
    <- 윗문장에 오늘 포스팅의 주제가 나타납니다^^

    가까워서 그런지 제주도에 전라도 고향이신 분들 꽤 많으시더라구요 음식도 영향이 있는 것 같고요^^
    풍부한 고기^^ 정말 회식 느낌이 납니다. 그러고보니 전 회식을 한 지 정말 오래됐네요^^
  • skywalker 2012/11/13 11:33 #

    역시.. 딱 집어내시는 것은 정말 최고세요 ㅋㅋ
    항상 짧은 문장에도 느낌이 팍 나게 쓰시구요 !!

    맞아요 제주도는 뭔가 묘하게 전라도와 경상도느낌이 살짝살짝 묻어 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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