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봉투어] 북경오리 노래를 불렀더랬다 - 진북경 서울



차이니즈봉봉클럽의 열혈 독자가 된지는 좀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요리를 꼽자면..

나에게는 단연 "북경오리" 이다..

북경편의 베이징카오야도 그렇고, 서울편에서의 진북경의 북경오리도 그러했다..

한동안 밤에 잠들기 전에 차봉을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전까지

복습하며 잠에 들었었다..

그러다 보니 매일 북경오리 노래를 불렀더랜다..

북경오리를 먹었던 적은 지금까지 딱 두번있다..

한번은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올해 봄쯤 한번 먹어 보았고..

그 다음이 바로 여기였다..

"진북경"








연희동의 사러가 쇼핑 사거리에서 조금 더 북쪽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보면

나오는 곳이다..

중국집이긴 하지만.. 아예 빌딩으로 되어 있다..

옛날에는 "중국원" 이라는 이름이었다던데..

돈을 많이 벌어서 아예 빌딩을 세웠다더라..

여긴 중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자기네들 나라 음식 생각나서 오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빌딩 전체가 식당이고, 연회석도 엄청나게 크다..

무려 들어가는 입구에는 "welcome to seoul" 이라고 써있기 까지..

사실 관광객들 단체손님을 받는 곳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호감이 완전 반감되긴 했지만..

그래도 차봉에서 "바삭바삭 사르르르" 하다는 그 북경오리 맛은

서울에서 먹기엔 거의 최고라는 그 말만 믿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여긴 무려 온 식구들이 다 같이 갔었다..

그래서 조금 더 위험 부담이 있었지만..







들어와 보니..

입구에서 갑작스레 엄습해 오는 불안감..

이 단체 급식소 같은 분위기..

중국스러운 퉁명스런 불친절함..

약간의 쾨쾨함..

불안감은 두배가 되었다..

게다가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주말 저녁시간이었는데 말이다..

우리 옆에 동네 아저씨들 술마시는 아저씨 딱 두명 있었다..

그리고 우리말도 잘 못하는 종업원들..

사진의 저 아주머니는 중국어 억양이 섞인 탁탁 쏘아대는 말투로 퉁명스레 주문을 받았고..

그나마 친절했던 남자 직원은 설명은 하는데 그닥 정성이 있어보이지는 않고..

괄호열고 ↗ 잘 모르겠으면 그냥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시켜라 괄호닫고 ↘

이런 느낌으로 주문을 받았다..

어머니의 표현을 빌자면 "귀곡산장" 비슷하다고.. ㅋㅋ

예전에 이홍렬이 "뭐 필요한거 없수? 없음 말고-" 요런 투의 태도까지 비슷하다고..








여긴 정말 단체 손님들이 많이 오나보다..

우리가 올라갔던 곳은 3층이었는데..

무려 여기에도 주방이 있었으나..

주방에 사람도 없고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다른 주방에서 음식을 해가지고 오나보다 싶었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사람이 없어서 불안했다..

맛까지도 그냥 단체 관광 음식이면 어떡하지???







메뉴판에는 정말 음식들이 많았다..

제일 위에 있는 것은 "유니 짜장면" 그나마 여긴 짜장면이라도 있네..

그런데 이 유니짜장이라는 것이 고기가 들어간 것을 말하는 것일 텐데..

벽에는 무려 "욕니 짜장" 이라고 쓰여 있었다..

음.. 특이한 이름이고나..

유니 짜장을 다르게 읽은 것일까?

중국어는 한개도 모르니 원.. 알수가 있나..

암튼 요리는 굉장히 많았다..







네명이서 갔고..

네명이서 먹으면 오리고기 한마리가 적당하다고 해서..

오리고기 하나를 시켰는데..

그거 하나만 시켜도 될까 싶어서..

고민고민 하다가 아부지가 땅콩돼지고기 볶음도 추가.. ㅋㅋ






그런데 북경 오리고기는 메뉴판에 없다..

가격은 대체적으로 많이 비싸진 않다..

북경오리는 1마리에 7만원이었던 듯..

요리가 정말 많았다..

이 많은 요리들을 다 할 수 있기는 한건가??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온다던데?? (우리가 갔을땐 없었지만)






오랜만이다..

둥근 중국식 테이블 위에 회전판 있는 중국집..

복고 돋는 중국집이다..

이런 중국집도 오랜만에 와 보는 듯..







드디어 돼지고기 땅콩 볶음이 나왔다..

맵지 않고. 튀김옷도 거의 없는 요리였고..

땅콩이 듬뿍 들어가 있어 고소하고 맛있었다..

데일정도로 뜨겁게 볶아져 나왔다..

요리하는 주방은 보이지 않더라도 금방 요리는 해서 나오나보다..

나온 음식을 보고서 그때서야 조금 안심..







진북경이라고 식당이름이 적힌 그릇에 덜어 담았다..

후추향도 좀 나고.. 하지만 돼지고기 냄새가 살짝 났다..

너무 질척하지도 너무 건조하지도 않은 소스에..

적당히 짭짤하고 고소한 볶음 요리..

그 깐풍도 탕수도 칠리도 아닌 "볶음" 요리를 시킬 때 나오는 그런 소스였다..

맛이 괜찮았다.. 돼지고기도 나름 두꺼웠고 고기 씹는 맛이 좋기는 했다..

역시 중국요리는 돼지고기지! 하면서 먹었다..

여기는 요리가 대중소가 없나보다..

이게 다른 중국집의 중짜 이상은 되어 보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게.. 이것만 먹어도.. 굉장히.. 배가 불렀다..

큰.. 큰일이다..!!!







커헉!

드디어 이렇게 오리고기가 나왔는데 말이다..

여기 오리고기.. 고기랑 같이 껍질이랑 잘라서 준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롯데호텔 중식당인 "도림" 도  북경오리가 10만원인데..

소공동 롯데호텔이었는데 오히려 거기가 싼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북경오리가 아무리 싸도 여기보다 더 싸기는 힘들것 같단 말이지..

처음에 딱 맞이한 순간은 기름이 번드르르한 껍질이 붙은 고기들..

그 고기가 꽤나 많아 보였다는 것..

롯데호텔에서 먹어본 북경오리하고..

다른 호텔들의 부페에서 조각조각 먹어본게 다이기 때문에.

섣불리 평하기는 어렵지만.. .

대개 껍질만 먼저 발라주지 않나??

그리고 고기하고 껍질하고 좀 나누어 주는 것 같던데..

그건 뭐 요리하는 방법이라 왠지 식당마다 다르리라 짐작하고..

그렇게 조각조각 썰어져 나온 가운데에 껍질 부분..
 
(아마도 가슴부위겠지?)

그 차봉에서 말하는 "V컷" 인가??

그 껍질들이 살포시 올라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차봉에 나오는 오리 냉채

부리와 다리, 물갈퀴까지 나온다는 간장에 절인 오리 냉채는 안 나오네..

사실 그거 나왔어도 왠지 얼마 못 먹었을 것 같긴 하다..

왠지 거부감 드는 비주얼이란 말이지..







그리고 밀전병과 오이와 파.. 그리고 쏘스..

푸짐하게도 나온다..

밀전병은 얇디얇은 하늘하늘한 정도는 아니었고..

조금 두께감이 있었다.. 그렇다고 또띠야 처럼 두껍지는 않았지만..

결코 얇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나누어 싸서 먹지 않으면

약간 텁텁할 정도?? 그리고 아무래도 고기와 야채의 양이 많다보니..

밀전병은 좀 나누어서 먹게 되었다..

앞서 돼지고기 요리를 먹지 않았더라면 혹시 모를까..

너무 고급스럽고 조금조금씩 정갈하게 나오는 것 보다는

훨씬 푸짐해 보이고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어라라?

그런데 가운데 깔린게 포카칩이네..

정말 포카칩일지 아니면 직접 만든 감자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감자침이 뜨거운 고기 아래 있는데도 바삭바삭했다는게 놀라웠다..

이런 날씨에 잠깐 밖에 나와 있어도 눅눅해 지기 마련인데..

음식 아래에 있는데도 바삭바삭했다는게 일단 놀라웠고..

맛도 맛있다는게 또 놀라웠다..

금방 요리해서 나오긴 했나보다..

하지만 한가지 걱정이 되었던 것은..

일단 겉보기만 봐서는 차봉에서 말하는

그 "바삭바삭 사르르르" 처럼 생기지는 않았다는 거다..

왠지 두껍고 약간은 퍼석퍼석해 보이는 고기에 붙은 껍질은

그닥 바삭바삭해 보이지 않았단 말이지..

그런 우려를 하면서 한조각 껍질부터 집어 들었다..







껍질도 큼지막한 것이 우선 양과 크기에서는 만족할 만 하다..

들척지근하고 진한 소스를 폭 찍어서 한입..

"아그작"

어?!

이런 대반전.. 이거 정말 바삭하자나!!!

우와.. 생긴거와 다르네.. 정말 바삭바삭하다..

껍질이 조금 두꺼워서 이게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는 아니고..

바삭하고 부서진 다음 몇번을 씹으면 그 아래 지방층하고 같이 씹히면서

고소하기 이를데 없는 맛을 낸다..

아.. 이런 맛에 북경오리 먹는거 아닌가 싶다..

약간은 질기기도 해서 몇번을 씹어야 목구멍에서 넘어갈 정도이긴 하지만..

다른 야채랑 안 먹고 껍질만 먹은걸 감안하면.. 아주 나쁘지 않은 맛이다..

맛 괜찮다..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내가 이전 먹어본 것에 비한다면)

그보단 좀 푸짐하고 맘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느낌..

밀 전병에 싸 먹는건 양손이 바쁜 관계로 찍지 못했네..







고기가 두껍다.. 조금 퍼석하긴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고기 먹는 느낌이 좀 난다..

그래서 네명이서 먹어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밀전병과 야채는 리필 된다..

역시 밀 전병에 오이와 파를 듬뿍 올려서 먹으니..

고기의 그 고소하고 두꺼운 고기맛과 함께 어울려 파와 오이가 거기에 무순이 섞여서..

북경 오리의 진정한 맛이 올라온다..

맛있당..

이걸 와구와구 다 먹었다..

그래서 "이게 4인분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먼저 돼지고기 볶음을 먹었으니 식사는 안 먹어도 되겠다 싶을 때쯤..









오리 깐풍 등장..

아이구 이거 왜 사진이 흔들렸냐..

그래서 한장 더 ㅋ







이것도 간장과 설탕 섞은 짭짤한 소스에 마늘과 피망 등이 들어가서

아삭아삭하고 경쾌한 식감의 깐풍오리..

기름에 달달 볶은 요리는 아니고.. 오리 고기가 고기가 좀 퍼석해서 그런지

쫄깃쫄깃할 것 까지는 아니었지만.. 맛이 나쁘지 않았다..

이것도 밀전병에 야채랑 같이 싸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그 부추잡채와 살짝 비슷한 느낌과 맛이랄까?

그런데.. 이거 나올때 쯤에는 정말 너무 배불러서 뭘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정말정말 배불렀다..

우리가 덜 먹는 편도 아니건만.. 이정도로 배부르게 먹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나중에 개운한 국물에 나온 오리탕도 있었는데..

배추가 들어가 있어서 한층 더 시원한 맛이었다..

두부까지 들어가서 뭔가 오묘한 맛이고 개운하면서도 좀 고소하고 느끼하기도 한 맛이었는데

문제는 너무 배가 불렀었다는거..

그리고 오리 탕에서는 오리 냄새가 좀 많이 났었다..

그래서 이 이상 먹지 못하고..

먹어 보고 싶었던 "욕니짜장" 도 먹지 못하고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꽤 맛있게 먹고 나왔다..

양으로 따져 보면 도림에서 먹은 분량의 2.5배는 되는 듯했다..

맛은.. 당연히 도림에서 먹은게 나았지만..

이곳의 북경 오리도 이곳 나름의 푸짐함과 그 바삭한 껍질은 알아줘야 할만한 그런 곳이었다..

이렇게 한번쯤 먹어줘야 노래를 안 하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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